한중일 외교 회동 앞두고 ‘아사히’와 서면 인터뷰

을사늑약 120년, 한일협정 60년 '돌아온 을사년'
강제동원 피해자들 ‘제3자 변제’ 지지 강변

한일 대륙붕공동개발 실무협의 일본어로 진행
일한의원연맹 전 간사장 “윤 대통령 복귀 기대”

 

조태열 외교부장관. 2024년 12월 18일 외신기자회견 모습.   아사히신문 3월 21일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21일 <아사히신문>에 실린 서면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고, 한국 외교와 경제에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며 “(그로 인한) 정상외교의 공백에 따른 손실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경제와 외교에 악영향

 

조 장관은 22일 도쿄에서 열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한 <아사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얘기하면서 그나마 국회 결의로 계엄령이 “즉시 해제됐기에 실제 영향은 걱정한 것만큼 크진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정국이 끝날 때까지는 권한대행체제 아래서 최대한 그 (정상외교) 공백을 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내가 외교 현장에서 느낀 것은 한국 민주주의의 강인함과 회복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가 우려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2024년 5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총리(왼쪽부터)와 윤석열 대통령, 리창 중국총리.    아사히신문 3월 21일

 

강제동원 피해자들 ‘제3자 변제’ 지지 강변

 

조 장관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확정판결 이후 한일 사이에 생긴 ‘부정합’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외교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은 지난한 과제”라며, 한국대법원이 2018년에 (배상하라고) 확정판결한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 등 15명 가운데 14명이 배상금 상당액을 받았다”며 “당사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가해기업 등 일본 쪽이 아니라 한국정부 주도 아래 한국기업과 정부가 출연한 ‘일제강제동원피해자 지원재단’(행안부 산하) 기금을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조로 지불하는 ‘제3자 변제’ 방식에 의한 편법 처리를 두고 하는 얘기다.

 

이 편법이 피해 당사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조 장관의 발언은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의 가해 기업들이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데 대한 법원의 해당기업들 자산(주식 등) 압류 및 처분을 통한 배상 명령 이행을 일본정부가 방해하고 있고, 한국정부 또한 사실상 일본정부 편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법원 판결에 따른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통해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된 고령의 피해자나 그 유족들이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제3자 변제 방식의 한국정부 주도 재단 기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는 약자일 수밖에 없는 피해자 쪽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한 아전인수식 주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받지 않고 있는 한 사람의 피해자(또는 그 유족들)만 사라지면 문제는 다 해결된다고 보는 것인가.

 

여전히 상응 조치 없는 일본 재확인

 

조 장관은 또 재단이 기업 등으로부터 기부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재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이 있다면 해결책의 지속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라며 일본기업 등의 기부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이는 지금까지 한국 내의 격심한 반대에도 일본정부 쪽 요구를 거의 그대로 수용한 윤석열 대통령의 제3자 변제 방식 위로금 지불 강행을 칭찬하면서 마땅히 그에 상응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얘기해 온 일본 쪽에서 실제로는 아무런 상응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해 주는 말이다. 전 정부 때보다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한일관계 개선은 한국정부의 일방적 양보와 일본 요구의 무조건적 수용 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991년 1월 당시 한일21세기위원회 스노베 료조 의장(전 주한 일본대사)이 가이후 도시키(오른쪽) 당시 총리에게 보고서를 제출한 뒤 얘기를 나누고있다.   아사히신문  3월 21일

 

한일 대륙붕공동개발 실무협의 일본어로 진행

 

<아사히>는 그 기사에서 1979년에 외교부에 들어간 조 장관이 당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에 관한 실무협의자의 일원으로 양국 실무회의에 참석했을 때 “회의가 일본어로 진행돼 (회의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서 회의장을 나간(퇴석)”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때 스노베 료조 당시 주한 일본대사가 조 씨를 배려해 말을 걸어 한국어로 얘기해 주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는 조 장관 저서의 일부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조 장관은 “스노베 대사의 배려와 성심성의의 태도 속에 한일관계가 밝은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는 열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일본인들이 먼저 과거사로 인한 한국인들의 아픈 마음에 다가가서 손을 내민다면 한국인들은 틀림없이 그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더 큰 일보를 내디디게 될 것이다.”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 실무협의가 일본어로 진행됐다면 당시 한국은 주권국가가 아니라 사실상 일본의 한 지역이었다는 얘긴가? 그리고, 거기에 일본어를 모르는 외교부 직원이 한국대표로 참석했다면, 그 협의가 제대로 이뤄졌을까? 스노베 주한 일본대사가 거기에 참석한 일본어도 모르는 한국의 한 실무대표에게 한국말로 설명해줬다는 얘기는 상대국 대표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추후 말썽이 날지도 모를 사태에 대한 응급 수습책이 아니었을까.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잘못된 일본쪽 추도사 탓

 

조 장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노역을 당한 사도광산 추도행사에 지난해 한국쪽이 불참하고 따로 행사를 연 것과 관련해 올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원만히 진행되지 못한 것에 유감을 표시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정부가 (일본정부) 추도식에 불참한 배경에 일본정부 대표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적이 있다는 (잘못된 뉴스로 인한) 오해가 있다고 보는 듯하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일본 쪽 추도사 내용이, 한국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때 국내의 비판을 무릅쓰고 합의해 준 내용의 수준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쪽이 주최한 추도식에 한국 쪽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추도식에 참석한 일본정부 대표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석했다는 일본 언론의 오보로 인한 한국 쪽의 오해 때문이라는 일본 쪽의 주장이나 보도가 잘못된 것이고, 실상은 일본 쪽이 마련한 추도사 내용이 한국이 요구한 강제동원 사실 명기 등 과거사 반성적 내용을 제대로 담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로 참석을 보이콧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본 사도광산 현지 전시장에는 지금도 한국 쪽 요구보다는 오히려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주로 전시돼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군함도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일본 우파 월간지 '문예춘추'(분게이슌주) 2025년 4월호에 실린 '윤 대통령을 옹호한다' 특별대담

 

일한의원연맹 전 간사장 “윤 대통령 복귀 기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사와 관련해 이미 수십 번이나 사과했다며, 100년 전의 일로 일본이 무릎을 꿇게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일본은 이제까지 근대 이후 일본이 한국과 동아시아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 단 한 번도 무릎을 꿇은 적이 없다.

 

그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일본, 특히 우익세력의 ‘사랑’은 각별해서, 그가 비상계엄 발동으로 국회 탄핵 결의 뒤 헌법재판소의 탄핵 및 내란죄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우익 월간지 <분게이슌주>(문예춘추) 4월호에 ‘윤 대통령을 옹호한다’는 제목의 ‘특별 대담’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는데 윤덕민 전 주일 한국대사의 대담 상대인 다케다 료타 전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선거법 위반혐의 1심 유죄판결 등과 관련해 이렇게 얘기한다.

 

“그런 이재명 씨가 윤 대통령을 너무 몰아붙이는 것에 대한 혐오감이 서서히 침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면 탄핵재판 행방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한일관계를 생각하면, 윤 대통령이 (권좌에)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우파 주류는 한국 야당이 왜 그렇게 고위직에 대해 탄핵이라는 비상수단을 자주 꺼냈는지, 윤 정권의 실정과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 등 그 원인에 대해서는 눈감아버리는 한국 우익과 같은 사고구조를 갖고 있다. 그들은 윤이 왜 대통령직을 건 비상계엄 발동을 결행했는지 자신들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윤의 대통령직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을사늑약 120년, 한일협약 60년 을사년

 

올해는 1905년 을사년 11월 17일 일본이 군대를 동원해 제2차 한일협약(을사늑약)을 강제해 사실상 대한제국(한국)을 식민지로 만든 지 120년만의 을사년이다. 그 해에 조선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통감으로 서울에 부임했다.

 

일본 내각총리 가쓰라 다로는 그해 7월 29일 도쿄에 들른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미국 전쟁부장관(당시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 뒤를 이어 제27대 대통령이 됨)과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어 각기 조선과 필리핀에 대한 사실상의 식민지배를 상호보장했다.

 

그 전해인 1904년 8월 22일 일제는 ‘한일 외국인 고문 용빙(초빙)에 관한 협정’(제1차 한일협약)을 강제해 외교 재정권을 박탈했다. 한국의 외교 안건은 일본정부와 협희해서 결정하고 처리해야 한다며, 일본인 1명을 외교고문으로 임명하고, 외국인 1명을 재정고문으로 임명하도록 강제했다. 그 재정고문이 일본 외무성에서 근무한 미국인 더럼 스티븐스였다. 1908년 3월 스티븐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장인환 전명운 의사 총에 사살당하고, 다음해 10월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 총에 사살당한 건 사필귀정이었다.

 

올해는 또 1965년 을사년에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를 몇 푼의 돈으로 ‘없었던 일’로 치부해 버린 한일협정이 체결(‘한일 국교 정상화’)된 지 60년이 되는 을사년이고, 일본 패전으로 광복이 된 지 80년이 되는 해다.

 

일제가 이 땅을 침범하지 않았다면

 

제1차 세계대전 때 일본은 남태평양의 마셜제도를 점령했고,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군을 몰아내고 그곳을 식민지로 만들었다. 1946년부터 1958년까지 그곳 비키니 섬 등에서 수많은 원수폭 실험이 강행됐다. 마셜제도의 모든 원주민들이 피폭자가 됐고, 그들 중 2만여명이 미국으로 이주해 아칸소 주 닭고기 가공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처참했던 선조들의 피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일본을 원망하고 있다는 얘기를, 최근 미국에서 그들을 만나 보고 온 김찬휘 전 녹색당 대표가 했다. 일본이 마셜제도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미국이 그곳을 식민지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고, 미국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미국이 핵무기 실험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들은 얘기했다.

 

같은 얘기를 한국인들도 할 수 있다. (임진왜란의 만행은 제쳐 놓고라도) 일본이 20세기 초에 조선을 참략해 강점하지 않았다면, 미국이 한반도를 점령해 북위 38도선으로 양분하지 않았을 것이고, 분단이 되지 않았다면 6.26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1천만 이산가족이 생겨나지도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지도 않았을 것이고, 남북대치도 윤석열 친위쿠데타도 없었을 것이다.

 

근대 이래의 만행에 대한 성찰과 사죄부터

 

조 장관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게이조의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대체할 ‘새로운 선언’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말했다. “‘신 선언’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등 고위급 교류와 제휴를 통해 검토될 문제인 만큼, 한국의 정치상황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 일본정부와 함께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

 

‘신 선언’을 하겠다면, 을사늑약 120년, 일제 패망 80년, 한일청구권협정 60년을 맞는 올해 을사년에 일본이 근대 이후 조선과 이웃나라들에 저질러 온 만행에 대한 성찰과 진심어린 반성, 사죄 표명으로 먼저 그 죄과부터 털고 가야 한다. 그 바탕 위에 비로소 동아시아 공동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단초가 열릴 것이다.   < 민들레 한승동 기자 >

 

이번 주도 흘려보낸 헌재, 24일이면 100일째

26일 선고도 어려울 듯…고3 '학력평가' 시행일

헌재 주저할수록 더 포악해지는 내란 동조 세력
계란 테러에도 "민주당 자작극"…폭력 수위 높여
윤석열, 극렬 지지자 고무‧선동…"뜻 잘 받들겠다"
여당은 헌재 흔들기 효과에 "기각·각하" 기세등등

민주 "국힘 궤변에 끌려다녀…헌재 너무 정치적"
"의도적 지연 의심…더 극악해질 극우 망동 우려"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차량에 장착된 확성기로 대통령 탄핵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욕설을 한 윤석열 대통령 극렬 지지자(오른쪽)에게 한 남성이 항의하자 차에서 내려 강하게 밀치고 있다. 2025.3.21. 연합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내란 수괴가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지 100일이 넘도록 파면되지 않고 관저에서 요원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극우 세력의 난동을 조장하는 이 초현실적 상황은 언제쯤 끝날까.

 

국가적 대혼란의 장기화 속에 시민들은 피가 마르지만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최우선으로 신속하게 심리한다"고 공언했던 헌법재판소는 거꾸로 윤석열 대통령 사건을 가장 마지막까지 미루며 결과적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만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오늘이라도 윤 대통령 선고기일을 공지해줄 것을 간절히 요청했으나 헌재는 변함없이 침묵을 고수하면서 이번 주도 다 흘려보냈다.

 

오는 24일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지 100일째가 되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 때의 심리 기간 91일 기록은 진작 깨졌고 이제 세 자릿수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이날엔 한덕수 총리 사건 선고가 잡혀있을 뿐 윤 대통령 선고일은 여전히 '미정'이다. 예상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짜는 26일인데 이날도 난망해 보인다.

 

시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설마 설마' 했지만, 윤 대통령 선고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일인 26일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의 첫 번째 수능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26일 시행되기 때문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 선고일을 지정하면 중앙고‧덕성여고 등 인근 학교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임시 휴교를 하기로 했는데, 26일은 수능 모의고사가 예정돼 있어 휴교가 불가능한 탓에 헌재는 그 이후로 택일을 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면 남는 건 28일이다.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금요일에 선고할 확률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일각에서는 아예 4월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데,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임기가 4월 18일로 만료되기 때문에 그렇게 촉박하게 윤 대통령 선고일을 잡을 경우 위험 부담이 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극렬 지지자가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탄핵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있다. 2025.3.21. 연합

 

헌재가 이처럼 결단을 못 내리고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에 내란 동조 세력의 언동은 점점 더 포악해지고 있다. 헌재 주변 극우 집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기자회견 도중 얼굴에 계란을 세게 맞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 측의 자작극"이라는 패륜적 의혹을 제기했고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검찰 출신 석동현 변호사도 "명백히 자작극이거나 아니면 99% 유도극"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들의 망언에 맞장구를 치는 지지자들은 피해자인 백 의원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극언을 배설하는가 하면, 경찰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허벅지를 걷어차는 등 폭력의 강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이 같은 '테러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배후에는 물론 윤 대통령이 존재한다. 야당과 헌법재판소 등을 비난한 뒤 '윤석열 대통령 만세'라는 문구가 적힌 유인물을 뿌리고 분신했던 70대 남성이 숨지자 윤 대통령은 빈소에 참모를 보내 "유서를 몇 번이나 읽어봤다. 뜻을 잘 받들겠다"고 전했다. 탄핵 반대를 외치며 단식 투쟁 중인 지지자들에게는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을 통해 "탄핵심판 결과가 중요해도 단식을 멈추고 건강을 회복하라"고 당부했다. 극렬 지지층을 고무시키고 선동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탄핵심판에 승복하겠다는 의사는 절대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재가 윤 대통령보다 한 총리 선고를 먼저 하기로 하면서 화색이 가득한 분위기다. 그동안 헌재를 줄기차게 압박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한 총리 탄핵안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게 확실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에 더해 이재명 대표가 항소심에서 또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대대적인 파상공세를 벌이며 그 여세를 몰아 윤 대통령 사건도 기각 또는 각하를 받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나경원·윤상현·박대출 의원 등 30여 명은 21일에도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시국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21. 연합

 

헌재의 선고 지연이 내란 세력 및 그 잔당의 기를 살려주고 반동을 북돋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민주당에서는 헌재를 향한 의구심과 원망이 도처에서 분출하고 있다. 한편으론 헌재의 '의도적 지연'이 윤 대통령 파면을 위한 '빌드업' 과정이 아니겠냐고 기대하면서도 국민의힘에 너무 끌려다니는 모양새에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헌재가 좌고우면하는 것으로 비치고 탄핵 결정이 한없이 늘어지면서 극우 시위가 갈수록 과격해지는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가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한 윤석열은 선고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는데 한덕수 총리 먼저 선고를 한다니 이를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윤석열 파면이 늦어질수록 나라와 국민이 입을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 자명한데, 헌법재판소는 왜 거북이걸음인지 국민께서 묻고 계신다. 오늘 바로 선고기일을 지정하고 가장 빠른 날에 윤석열을 파면함으로써 헌정질서 수호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길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원칙이 흔들리니 신뢰가 흔들린다. 한덕수 총리 선고기일 지정으로 '선입선출' 원칙도, 헌재가 스스로 밝혀온 '중요 사건 우선' 원칙도 무너졌다"면서 "다음 주 윤석열 파면 선고를 위한 선행 조치라는 해석도 있지만, 윤석열 파면 선고가 기약 없이 더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커지는 이유는 결국 원칙이 무너진 탓이다. 오죽하면 '헌재가 국힘의 요구를 다 들어주며 끌려가나'라는 지적이 나오겠느냐. 헌재의 파면 선고를 향한 국민의 인내는 이미 한계점을 넘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민주당 여성위원회 주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3.21. 연합

 

전현희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헌재가 너무 정치적이다. 국민의힘이나 보수 측에서 주장하는 말도 안 되는 궤변에 끌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요구 중 하나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이재명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 2심 판결 뒤에 해야 한다였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돼가고 있다. 헌재가 의도한 것으로 보냐"고 묻자 전 최고위원은 "그런 생각과 불안감이 들고 있다.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헌재가 국민의힘 요구에 맞춰가는 듯한 상황이다. 그래서 저희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 지지자들이 야당 국회의원에게 계란 테러와 폭행을 감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이 부추기고 경찰이 방치한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지만,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를 늦추고 있는 헌법재판소에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연되고 있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일들에 헌법재판소는 책임이 없는가? 헌법재판관들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 왔겠지만 지금은 '의도적 지연'이라는 의심까지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윤석열 파면'을 확신하지만 시간이 지연되면서 더 극악해질 극우 망동, 다른 한편 선고 지연을 규탄하는 국민적 분노 표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유흥식 추기경 “헌재 더 이상 지체 말라…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지난 2022년 8월27일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거행된 추기경 서임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흥식 추기경에게 추기경의 상징인 각모를 씌워주고 있다. 바티칸/EPA 연합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21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지체하지 말고 “정의의 판결”을 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호소했다. 그는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며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린 이들에 대한 책임을 명백히 밝혀달라고도 했다.

 

연합뉴스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유 추기경은 영상 담화문을 통해 “위기의 대한민국을 위한 갈급한 마음으로 헌재에 호소한다”며 “우리 안에, 저 깊숙이 살아있는 정의와 양심의 소리를 듣는다면 더 이상 (선고를) 지체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고통에는 중립이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우리 헌법이 말하는 정의의 판결을 해달라”고 했다. 유 추기경은 “여러 언론 종사자와 사회 지도층, 종교계로부터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비상계엄 후의 우리나라의 무질서하고 어려운 현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표명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며 담화문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유 추기경이 법과 양심이 사회의 근본이 돼야 함에도 법을 가볍게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특히 사회지도층이 법과 정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가 헌재의 선고 지연으로 극도의 혼란과 불안이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며 갈등이 깊어지면 공영의 길이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 추기경이 우리 사회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헌재가 신속히 판단을 내려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내린 이들에 대한 책임을 명백히 밝혀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유 추기경은 지난 2021년 6월 한국인 성직자로는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발탁됐다. 2022년에는 김수환·정진석·염수정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 네번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 한겨레 김지은 기자 >

 

헌법학자회의 “헌재, 윤석열 중대위배, 탄핵 조속히 결정해야”

“헌재, 외부 압력 흔들림 없이 헌법과 법률 따라 판단을”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헌법학자회의)가 헌법재판소(헌재)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헌법학자회의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한 법 위배 행위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대표의 지위를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라고 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국회를 반국가단체로 단정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병력을 동원해 정치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계엄선포 이후 대통령 경호요원들을 방패로 삼아 체포영장의 집행을 저지하는 한편 수사기관, 법원, 헌재의 권위와 정당성을 부정함으로써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헌재가 윤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학자회의는 “지금의 상황에서 중차대한 임무를 가진 유일한 국가기관은 헌재”라며 “외부로부터 온갖 회유와 정치적 억지 논리가 난무하지만, 마지막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해 재판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민주공화국의 장래를 기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상황의 엄중함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입헌민주주의와 정의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가 오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을 선고할 예정이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빨라도 다음 주 중후반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헌재는 보통 선고 2~3일 전에 선고 일정을 공지하는데, 이번 주 후반에 선고일을 정해 다음 주 초 선고하더라도 노무현(63일), 박근혜(91일) 前 대통령 사례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2월 발족한 헌법학자회의는 지난달 기준 공동대표 3인, 상임실행위원 13인, 간사 5인, (준)실행위원 86인 등 총 107명의 헌법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헌법 현안에 대한 자문과 토의를 통해 입헌민주주의 정신과 원리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동대표는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법학과 교수, 전광석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맡고 있다.  < 윤채빈 기자 >

 

지난달 25일 대심판정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2024헌나8)’ 사건에 대한 최종 변론이 열렸다.
 
 

헌법학자들의 호소 "돌다리 너무 두들기면 깨져... 헌재, 조속 결단 필요"

대통령 탄핵 최장 심리에 우려 "상황 엄중… 민주주의·정의·미래 위해 주저없어야"

 

헌법재판소의 길어지는 침묵에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조용히 기다리고 있던 헌법학자들마저 "이 이상 지체하면 위기만 더 커진다.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파면하여 헌정을 조속히 회복하여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헌법학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20일 "헌재는 조속히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라"는 긴급성명을 냈다. 이들은 "오늘로 12.3 계엄사태가 발발한 지 108일째, 대통령 윤석열이 탄핵소추된 지 97일째"라며 "지금의 상황에서 척사입정(斥邪立正, 삿됨을 배척하여 정의를 바로 세움), 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됨을 깨부수고 정의를 밝힘)의 중차대한 임무를 가진 유일한 국가기관이 헌재"라고 강조했다.

 

외부로부터 법기술자들의 온갖 회유와 위협, 정치적 억지 논리가 헌법의 외피를 두르고 난무하고 있지만,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 마지막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재판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민주공화국의 장래를 기약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현재 헌재는 연일 '대통령 탄핵심판 최장 심리'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후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일만에 결론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벌써 23일이 지났다. 헌법학자회의는 "외부로부터 법기술자들의 온갖 회유와 위협, 정치적 억지 논리가 헌법의 외피를 두르고 난무하고 있지만,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며 "이 이상 지체하면 위기만 더 커진다. 돌다리를 두들겨 건너려다 너무 두들겨 깨져버리면 건널 수조차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준법의지도 찾기 어려워… 즉각 파면해야"

 

이들은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한민국 존망의 기로에 서서, 21세기의 희망찬 미래로 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금 20세기의 억압과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인가가 헌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윤석열은 그동안 정립된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례들을 종합할 때 직무수행상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음이 너무도 명백하다"며 그의 '헌법수호의지 없음' 그리고 '헌법파괴의지 있음'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국회를 반국가단체로 단정하여 그 권능을 배제할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병력을 동원하여 정치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중대한 헌법 위반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계엄선포 이후 대통령 경호요원들을 방패로 삼아 체포영장의 집행을 저지하는 한편, 객관적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거짓 진술들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증인들에게도 거짓 진술을 유도하는 등 수사기관, 법원, 헌법재판소의 권위와 정당성을 부정함으로써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태도를 지속하여 헌법질서의 수호의지는커녕 최소한의 준법의지도 찾아보기 어렵다.


헌법학자회의는 "대통령 윤석열의 이처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한 법 위배 행위는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대표로서의 지위를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해당될 수밖에 없고, 그 위반은 매우 중대하므로 즉각 파면하여 헌정을 조속히 회복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헌재는 상황의 엄중함을 뼈저리게 자각하고 입헌민주주의와 정의,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위하여 주저없이 나서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오마이 박소희 기자 >

 

북미 학자들도 ‘윤석열 선고’ 촉구…“내란 사태 장기화에 불안감”

한국학연구소장들 성명 초안 작성 유영주 교수
“계엄 극복·민주주의 지킨다면 세계 교훈 될 것”

 
                        미국 미시간대 한국학센터장 유영주 교수

 

한국 내란사태와 관련해 최근 북미 지역 대학 한국학 연구자들이 잇따라 성명서를 내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차례 성명서 발표에 주요 역할을 한 미시간대 한국학센터장 유영주 교수는 18일(현지시각) 한겨레와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10여년간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졌고, 지속해서 확대되는 와중에 이런 일이 터졌다”라며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로 돌아올 경우 추세가 크게 꺾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해 “초기에는 ‘한국이니까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학계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다시 당선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던 믿음이 깨진 사례를 떠올리며 ‘이번에도 설마 불가능한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크다고 한다. 유 교수는 “처음에는 그 누구도 옹호할 수 없던 ‘계엄’이라는 어마어마한 일이 조금씩 ‘합리화’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빨리 정리가 되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를 주축으로 북미 지역 대학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학자 등 461명은 지난 12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판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24시간 만에 400여명이 이름을 올릴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유 교수는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에도 하버드, 스탠퍼드, 조지워싱턴 등 북미 13개 대학의 한국학연구소장들이 이름을 올린 성명서의 초안을 썼다. 유 교수는 “성명서를 최대한 온건한 표현으로 작성해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많은 학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을 가진 학자들도 뜻을 함께하면서 학계 내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계엄을 앞둔 지난해 11월30일에도 북미학자들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유 교수는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한국의 위상에 대해 걱정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은 경제적·문화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고, 민주주의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러나 헌재가 제대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그 여파는 매우 클 것이다. ‘한국이 우리가 알던 나라가 맞는가?’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헌재 판단에 따라 이번 사태가 한국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특히 민주주의 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민주주의 회복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한국이 계엄령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다면,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 선진 모델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범죄 혐의 다퉈볼 여지 있다"… 영장 세번 기각한 검찰, 실질심사 안 나와

내란사태 증거될 비화폰 서버 확보 다시금 암초에,  경호처 인사전횡도 우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구속영장을 21일 기각, 내란사태 증거확보가 다시 암초에 부딪혔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허준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범죄 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다퉈볼 여지가 있고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이같이 결정했다. 허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대부분이 충분히 수집된 가운데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의 정도,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김 차장은 그간 내란의 핵심 물증으로 꼽힌 비화폰 수사를 막아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이다. 김 차장이 구속을 피하면서 경찰의 비화폰 서버 확보는 다시금 난항을 겪게 됐다. 김 차장은 지난 1월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막아서고, 자신의 체포 저지 지시를 거부한 경호처 직원을 인사 배제하고,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이르는 과정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검찰은 지난 1월 18일, 1월 24일, 2월 13일 세 차례에 걸쳐 경찰이 신청한 김 차장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반발한 경찰은 서울고등검찰청 영장심의위원회까지 요청했고, 지난 6일 심의위가 예상을 뒤집고 김 차장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검찰은 경찰의 네 번째 신청을 받은 뒤에야 지난 18일 김 차장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연이은 구속영장 신청 반려로 김 차장 구속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검찰은 이날 김 차장 구속영장 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실이 알려지자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경호처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환영한다"라며 "공수처의 위법 수사와 이에 야합한 국수본의 불법행위에 법원이 또 한 번 경고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 김성욱 기자 >

 

윤석열 풀어주더니 김성훈 영장도 기각…판사 맘대로

증거 인멸 없다는 황당한 판단…시민들 또 충격

특수공무집행방해는 전국에 실시간 생중계돼
윤석열 관저 복귀 뒤 경호처 직원 부당 징계까지
김성훈, 비화폰 기록 원격 삭제 정황도 뚜렷한데
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 없다면서 어이없는 결정

분노한 시민들 주말 집회 또다시 쏟아져 나올 듯
야 5당도 대응 수위 높여…최상목 탄핵안 발의
"윤석열 파면 선고 다가올수록 강도 높아질 것"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이 21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5.3.21. 연합

 

주말 앞두고 기어이 김성훈 구속영장 기각

 

법원이 21일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기각했다. 윤석열 체포를 방해한 명백한 범죄 행위가 TV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되고, 보안폰(비화폰) 서버기록 원격 삭제 등 증거인멸 정황까지 드러났음에도 법원이 기어이 이들을 풀어준 것이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가 계속해서 늦춰지면서 12·3 내란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또다시 경호처 간부들의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되면서 고통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앞두고 비상식적인 처분이 나온 만큼 22일 주말 집회에는 분노한 시민들이 더욱 거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전국 110만명 수준이거나 그 이상의 대규모 인파 운집이 전망된다.

 

서울서부지법 허준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경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판사는 혐의 성립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도 없다고 판단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허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다투어 볼 여지가 있고,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증거 수집 정도나 수사 경과 등에 비춰봤을 때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지난 1월 3일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 1차 체포 작전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을 받는다. 또 체포 저지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경호처 간부를 부당하게 인사조치하거나,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도 있다. 각각의 혐의에 대한 증거들도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찰 병력이 사다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1.15. 연합

 

김 차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의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김건희 씨와 김 차장의 텔레그램 내용 캡처본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 나눈 텔레그램 대화에는 김건희 씨가 "V(윤 대통령)가 염려한다" "특검법 때문에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고 보내자, 김 차장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압수영장이니 체포영장이니 다 막겠습니다"고 답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텔레그램 내용을 분석하면 김 차장 등 '친윤파' 경호처 간부들이 대통령 부부 경호를 위해 국가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충성 맹세'를 통해 대통령 부부와 경호처 간부들이 불법적인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도 이미 어느 정도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어이없는 '구속취소' 결정에 관저로 복귀하면서 경호처 직원에 대한 부당한 인사조치도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대통령 경호처는 최근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지시에 반대했던 경호3부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경호3부장 쯕은 "'찍어내기' 징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자신의 징계 이유였던 기밀유출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22일  윤석열 내란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출석한 경호3부장은 기밀유출 등을 이유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김 차장 등이 같이 출석하면서 제대로 답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경호처는 징계위를 열어 해임 처분했다. 기밀유출은 이들이 징계하기 위해 억지로 꿰어 맞춘 이유일 뿐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증거 인멸은 경호처가 작성한 문서로도 확인된다. 국회 상임위원회 속기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앞서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보안폰 보안성 강화방안 검토 결과'라는 경호처 문건을 수사 과정에서 확보했다. 비화폰이라고 불리는 보안폰은 윤 대통령과 고위 군·경 관계자가 12·3 내란 당시 어떻게 움직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증거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2일 작성된 경호처 문건엔 문건 작성 닷새 전인 12월 7일 김 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의 단말기 내 데이터 삭제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드러났다. 증거를 인멸했다는 결정적 증거다. 해당 지시를 검토한 직원들 기록에 따르면 비화폰은 원격으로 서버에서 로그아웃하면 통화기록 삭제가 가능하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2.4 . 연합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다투어 볼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했지만, 각각의 혐의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 오히려 그 반대로 보인다. 특히 핵심 증거인 비화폰과 관련해 증거인멸 우려는 뚜렷하다. 경찰은 이미 검찰이 수사 보완 등을 이유로 3차례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 4번째 구속영장마저 법원이 기각하면서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등 관련 수사도 한동안 어려워질 전망이다. 극우 세력의 반발이 거센 만큼 경찰로서도 5번째 구속영장 신청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움직이기도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다만, 이러한 상황을 만든 데에는 검찰이 한몫했다. 이날 심사에는 경찰 수사팀만 참여했고, 검찰에선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요 사건 피의자에 대한 영장 심사에 불참한 것은 일종의 보이콧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으로서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다. 시민사회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이날 밤 낸 입장문에서 검찰의 심사 불참에 대해 "영장을 반복적으로 반려해 수사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 검사로서의 직무를 포기하기까지 한 것"이라며 "그런 검찰에 동조해 법원은 내란수괴를 풀어주더니 이제는 필요한 최소한의 수사까지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상행동은 그러면서 "법원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에 의한 체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비화폰 서버 원격 삭제, 무기사용 지시 등 혐의가 있는 이들을 풀어주는 것이 과연 사회정의인가. 이들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한 직원들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이 정말 타당한가. 이들의 지속적인 증거인멸에 대해 검찰과 법원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며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을 반복하는 법원과 이 사태를 초래한 검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내란수괴를 풀어준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이 시급하다. 또한 작금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파면 결정이 시급하다"며 "헌법재판소는 지금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여 민주주의를 수호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된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이 18일 오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서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사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2025.1.18. 연합

 

윤석열 파면 다가올수록 투쟁 거세질 듯

 

당초 이번 주 후반에 예상됐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선고가 또다시 미뤄지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만 선고일이 잡히면서 내란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헌재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결과까지 모두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결국 극우 세력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것들만 반영되는 양상이다.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절차적으로 문제될 만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이라는 관점도 있지만, 이날 또다시 법원이 김 차장 등을 풀어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 피로감 등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만큼 이번 주말 역시 상당한 인파가 거리에 몰려나와 총력 투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사회와 함께 단식 투쟁까지 나서고 있는 야당은 이미 주말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대응 강도를 한층 높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5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다. 헌재가 지난달 27일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 행위라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마 후보자를 지금까지 임명하지 않았다는 것이 탄핵소추 사유다. 12·3 내란 당시 지시 문건을 받는 등 내란 공범 혐의가 있다는 점,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점,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임명을 의뢰하지 않은 점도 탄핵 사유에 포함됐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헌재 판단을 행정부가 대놓고 무시하고, 헌재를 능멸하고 있는 행위를 국회가 바로잡기 위해 탄핵안을 제출하는 것"이라며 "헌재 판결 능멸은 헌법 질서 능멸이고 대한민국 자체에 대한 존재의 부정이자 능멸"이라고 말했다. 최 대행의 직무가 정지되면 '경제 사령탑 마비' 사태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지금의 경제 위기를 자초한 사람이 최 권한대행"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어떤 독재자도 하지 않은 짓을 해 헌정 질서를 수호해야 하는 국회가 다른 것을 좌고우면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최 대행의 헌정질서 문란 행위를 국회가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 조국혁신당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3.21 [공동취재] 연합

 

일각에서는 최 대행의 탄핵안 발의와 관련해 '줄탄핵'에 대한 피로감을 언급하고, 국회의장도 최 대행 탄핵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 신중론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5당은 윤석열 파면이라는 마지막 고개를 총공세로 뚫어낼 방침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입장을 굳혔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 최 대행을 향해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으니 몸 조심하길 바란다"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야당의 압박은 점점 강해질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최 대행의 탄핵과 관련, "야당이 대응 강도를 높여야만 하는 국면"이라며 "윤석열 파면 선고가 가까워질수록 대응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말에도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도심에서 열린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안국역 1번 출구)에서는 오후 3시부터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2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오후 5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는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이 개최된다. 비상행동은 '100만을 넘어 200만이다!'라는 구호로 전국 동시다발 총궐기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주 범시민대행진에는 서울 100만 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110만 명이 참가했다. 이번 주 집회에는 그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시민이 운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진행된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110만 시민이 모였다. 2025. 0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