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간담회서 발언…"캐나다 광물자원이 합병 원하는 배경"

 
                               산업·노동계 대표자 행사장서 발언하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  [토론토 로이터=연합]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7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길 원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단순한 협상 전략이 아닌 그의 진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산업계 및 노동계 대표자들과의 비공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가 핵심 광물자원을 얼마나 가졌는지 알고 있다"며 "나아가 이는 아마도 그들이 우리를 자신들의 51번째 주로 만드는 얘기를 지속해서 하는 이유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고 캐나다 매체 토론토스타가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그들은 우리의 자원을 매우 잘 알고 있으며, 그것으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싶어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합병이라 생각한다. (농담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it is a real thing)"라고 언급했다.

 

트뤼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공개 모두발언 뒤 행사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나왔으나, 스피커를 통해 행사장 바깥에 있던 취재진에 의도치 않게 한동안 노출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앞서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51번째 주' 발언을 협상 전략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의 이날 발언은 언론 인터뷰 발언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합병 의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전인 지난해 11월 말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을 찾아온 트뤼도 총리를 향해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글을 여러 차례 추가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보안 및 '좀비마약' 펜타닐 유입 문제 등을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양국으로부터 보완 조치를 약속받고 시행을 일단 30일 연기한 바 있다.  < 연합 이지헌 기자 >

 

자택 급습한 경찰들에게 압수수색을 당하던 중 추락사

 
 
러시아 가수 바딤 스트로이킨. 바딤 스트로이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해온 러시아 가수가 경찰의 수사를 받던 중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러시아의 독립매체 모스코 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현지 언론 폰탄카를 인용해 가수 바딤 스트로이킨(59)이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 자신의 아파트 10층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스트로이킨은 우크라이나군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던 가운데, 이날 자택을 급습한 경찰들에게 압수수색을 당하던 중이었다. 수색 과정에서 그는 잠시 물을 마신다며 부엌 쪽으로 갔다가 창밖으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스트로이킨의 사망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로이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왔다. 지난 2022년 3월에는 “이 바보(푸틴)는 형제 국가뿐 아니라 자기 국민을 향해서도 전쟁을 선포했다. 그의 죽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그가 재판받고 감옥에 가길 원한다”고 적었다.

 

스트로이킨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저명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최북단 교도소에서 수감 도중 의문사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에스엔에스에 푸틴 등 집권세력을 겨냥해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 한겨레 김규남 기자 >

규모 8∼9 ‘난카이 해곡 대지진’ 현실화 가능성

 
2011년 3월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 미야기현 미나미산리쿠초에서 야마토 택배 운송차가 구호물자를 싣고 피난지역을 돌고 있다. 야마토택배 누리집 갈무리
 

일본 서남부 지역에 향후 30년 이내 규모 8∼9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80% 정도로 추정되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현실화하면 심리 상담이 필요한 이들만 최대 22만여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3일 “1995년 대규모 피해를 냈던 한신대지진 이후 재해 피해자의 심리 치료 중요성이 지적돼 왔다”며 후생노동성 연구반의 첫 추산 결과를 바탕으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일본 사회에 끼칠 정신적 여파를 전망했다. 후생노동성 추산에 따르면,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본적으로 예상되는 사망자 규모만 7만3천~16만 8천명에 이른다. 이때 물리적 피해자 뿐 아니라 심리 치료가 필요한 상담자 수가 7만2천~16만5천명으로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재해 상황에 심리 치료 상담을 위해 ‘재해 파견 정신 의료팀’(DPAT) 가동 태세를 갖추고 있는데,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으로 8100∼1만9천여명의 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500∼1100여개 팀을 꾸려 현장에 투입된다.

 

피해 규모가 커질 경우를 대비해 정신 의료팀 규모 확대 검토 필요성도 지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대지진이 육지를 중심으로 발생할 경우, 사망자가 13만명에서 최대 22만4천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리 치료가 필요한 대상자들도 12만8천~22만여명으로 크게 늘어나 이에 대응할 정신 의료팀도 1만4천~2만5천명 규모 인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이 나왔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200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규모 8∼9급 지진을 일컫는다. 가장 최근 난카이 해곡 지진이 있었던 1944년과 1946년 이후 80여년이 지났는데, 최근 일본 정부는 향후 30년 안에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기존 70∼80%에서 ‘80% 정도’로 끌어올렸다. 이전에는 1854년, 1707년, 1605년, 1498년, 1361년 대지진이 있었다.

 

최근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큰 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 13일 오후 9시19분께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 해역인 휴가나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당시 지진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를 내고 곧바로 전문가 회의를 열어 난카이 해곡 대지진 관련성을 평가했다.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대지진이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며 “평소 대비를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해 8월에도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하자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대지진 등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기 위해 지난 2013년 재해 파견 정신 의료팀을 창설했다. 일본 광역지방자치단체별로 의료체계를 꾸린 이들은 집단재난 발생했을 때, 전문성 높은 정신과 의료 제공과 정신보건 활동을 지원한다. 교도통신은 재해 파견 정신 의료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대원수 증가와 지자체들간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도쿄/홍석재 특파원 >

관세전쟁 개시...캐나다 멕시코 수입제품에 25%, 중국산 제품에는 1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 부과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백악관이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31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시행되는 보복성 관세다. 특정 품목 면제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31일 기자들에게 “내일(1일)부터 해당 관세가 시행될 것”이라며 “이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불법 이민 및 펜타닐 밀수를 막기 위한 조치로 관세 인상을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를 중과세 예외 품목으로 분류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리빗 대변인은 이에 대한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대해선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이 31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미국은 캐나다에서 하루 약 460만 배럴, 멕시코에서 56만3000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약 1350만 배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국 모임인 브릭스(BRICS)가 달러 대체 통화를 도입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등 관세 위협을 이어갔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