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검토 결과, 유해 콘텐츠 제대로 감지 못해

“세차 영상과 총격 게임 영상 구별 못해”

차 충돌 영상이나 닭싸움 영상도 인식 어려워

혐오 발언은 2%만 감지…폭력 선동은 완전 무방비

 

 페이스북이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거의 제 기능을 못한다는 내부 평가가 공개됐다. 페이스북 로고. 로이터

 

페이스북이 유해한 콘텐츠를 신속하게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AI)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내부 평가가 공개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7일(현지시각) 페이스북 내부 문건을 입수해, 인공지능이 ‘1인칭 총격 게임’ 영상, 혐오 발언 등을 일관되게 파악하지 못하고 닭싸움과 차량 충돌 영상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서 페이스북 직원들은 인공지능이 혐오 발언의 극히 일부만 걸러내는 것으로 진단했다. 페이스북의 연구 담당 과학자는 2019년에 내놓은 검토 결과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시스템이 전체 혐오 발언의 약 2%만 감지해 삭제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전략 변화가 없는 한 단기적으로 감지율을 10~20% 이상으로 높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또다른 직원들의 검토 결과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페이스북의 폭력 선동 금지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의 경우는 감지율이 0.6%로 더욱 낮았다.

 

인공지능이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콘텐츠에는, 총격 장면을 근접 촬영한 영상과 탑승자의 신체 손상이 확인되는 차량 충돌 영상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공지능은 자동차 세차 영상을 ‘1인칭 총격 게임’ 영상으로 잘못 분류하거나, 반대로 총격 게임 영상을 세차 영상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내부 문건에는 2018년 한 엔지니어가 차 충돌 영상과 닭싸움 영상이 널리 퍼지는 것을 확인하고 인공지능에게 이런 영상들을 학습시켰으나 학습에 실패한 내용도 소개되어 있다. 인공지능은 평범한 닭과 싸우는 닭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다고 직원들은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콘텐츠를 삭제해야 할 대상인지 확신하지 못할 경우 노출 빈도를 줄이는 데 그치게 되고, 콘텐츠를 올린 사용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페이스북은 2년 전 유해 콘텐츠를 사람이 직접 검토하는 비율을 줄이고 인공지능 의존도를 높였으나, 내부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유해 콘텐츠를 안정되게 걸러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고위직 엔지니어는 지난해 중반 작성한 메모에서 “민감한 영역에서는 유해 콘텐츠 대다수를 감지해내는 모델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내부 문건에서 거론된 감지율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경우에 한정된 것”이라며 유해 콘텐츠 노출 축소 등 다른 조처들을 통해서도 유해한 콘텐츠를 줄여가고 있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기자

 

 

윌리엄 샤트너, 생애 첫 우주여행에 감격 눈물

“우주에서 본 지구 대기층은 얇은 편린이었다”

 

베이조스에게 우주여행 중의 느낌을 말하던 도중, 감격에 겨워 눈물을 훔치고 있는 윌리엄 샤트너. 블루오리진 제공

 

“압도당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생애 90년만에 처음으로 우주비행을 하고 돌아온 노배우 윌리엄 샤트너는 우주여행의 순간을 이야기하며 끝내 감격의 눈물을 훔치고야 말았다.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의 화면 속에서 광활한 우주를 누비고 다녔던 USS엔터프라이즈호의 제임스 커크 선장은 반세기만에 실제 우주를 체험한 뒤 감상에 푹 젖었다.

 

13일 블루오리진이 선물한 우주여행은 비록 10여분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그는 고도 106km의 우주경계선에서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며,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을 온몸으로 보고 느꼈다.

 

화창한 가을날 아침 먼지를 뒤집어쓴 채 텍사스 사막에 내린 우주선 캡슐의 문을 열고 나온 그는 마중 나온 제프 베이조스 블루오리진 창업자를 포옹한 뒤, 그 짧은 시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압도했던 그 무언가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고도 100km 우주경계선에서 지구를 조망하고 있는 윌리엄 샤트너.

 

“당신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을 나에게 주었다. 난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한 감흥으로 가득차 있다. 지금 이 느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 느낌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이것은 나와 삶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이것(우주여행)을 할 필요가 있다. 모두가 이걸 봐야 한다.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고 고도에 오른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샤트너(오른쪽 두번째)와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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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쪽 푸른색, 그 위의 검은색…이것은 삶, 저것은 죽음”

 

마치 영화의 독백 대사를 읊조리듯 샤트너는 자신의 눈에 비친 푸른색 지구와 암흑 우주의 경이로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둠 속을 들여다봤다. 아래를 봤다. 아래쪽은 푸른색이었고, 그 위는 검은색이었다. 어머니같은 지구와 안락함, 그리고 죽음이 있는 걸까?"

 

감정이입이 된 그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이것은 삶이요, 저것은 죽음이다. 와우, 죽음도 찰나에 오는구나. 그게 내가 본 것이었다.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믿을 수 없는 경험이다.”

 

    샤트너 일행이 무중력 체험을 하고 있다.

 

그는 몸으로 느낀 물리적 우주비행도 낯설고 흥미로왔지만 시각적, 감정적 경험은 그보다 훨씬 더했다고 말했다.

 

“위장이 솟구쳐 올라왔다. 너무 이상했다. 하지만 파란색만큼 이상하지는 않았다. 이건 내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색상이었지만 너무 얇았고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샤트너는 베이조스에게 “이는 ‘리틀 그린맨’(외계인을 가리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덧없는 삶과 죽음과 깊게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샤트너는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대기층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이 공기는 피부보다 얇다. 그것은 가느다란 편린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것이다.”

 

     착륙 후 캡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준궤도 우주여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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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을 변화시키는 우주여행의 ‘조망 효과’

 

수다쟁이처럼 쏟아낸 샤트너의 장황한 말들은 우주비행사들이 느끼는 이른바 ‘조망 효과’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조망 효과’란 암흑 우주에서 푸르고 아름다운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가치관의 변화를 느끼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조망효과를 통해 지구의 소중함에 눈을 뜬 우주비행사들은 지구로 돌아온 뒤 지구 환경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트너는 베이조스와 간간이 농담섞인 웃음을 나누면서도 여전히 우주여행의 여운에 압도된 듯 감탄사를 쏟아냈다.

 

“오 마이 갓, 대단한 경험이었다.”

 

이날의 강렬한 경험은 노배우의 여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곽노필 기자

 

우주여행이 초래하는 탄소 배출에 의문이 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AFP 연합뉴스]

 

영국 윌리엄 왕세손이 부자들의 우주여행을 비판하면서 지구 살리기에나 더 신경 쓰라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14일 BBC 인터뷰에서 "지구를 버리고 떠나서 살 곳을 찾지 말고 지구를 고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우주로 가는 데 관심이 전혀 없으며, 우주여행이 초래하는 탄소 배출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주여행을 두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날엔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90살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블루 오리진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에 다녀왔다.

 

윌리엄 왕세손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 기후변화와 관련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큰아들인) 조지 왕자가 여기 앉아서 지구를 살리는 일에 관해 얘기하게 된다면 정말 재앙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할아버지인 필립공의 영향을 받아서 매우 일찍부터 기후변화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어스샷 상(Earthshot Prize) 첫 수여에 앞서 이날 인터뷰를 했다. 어스샷은 지구를 구하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에 수여되며 5개 분야별 상금은 각 100만파운드다.

기후변화 연구기관 ‘기후중심’ 최근 논문

산업화 대비 4도 상승시 침수가능 15%로

 

기후중심의 해수면 상승 시뮬레이션 결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하지 않았을 경우 경인지역의 침수 지역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후중심 제공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기후중심’이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연구회보>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을 보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대비 4도로 상승하면 한국도 침수되는 지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중심이 13일 밝힌 인구 2500만명 이상의 국가 가운데 기후변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국가 20개국에 한국도 포함돼 있다. 기후중심 분석을 보면, 현재 세계 인구의 5.3%가 만조선(바닷물이 가장 높아졌을 때 수위)보다 낮은 지역에 살고 있으나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하면 7.6%, 2도 상승 10%, 3도 12%, 4도면 14%로 늘어난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은 방글라데시로 현재 만조선 아래 사는 인구가 전체의 25%에서 4도 상승 때 67%까지 증가한다.

 

한국의 경우 현재 인구의 3.8%가 만조선 아래 지역에 거주하는데, 1.5도 상승 때는 그 숫자가 6.7%, 2도 9.7%, 3도 12%, 4도 15%로 늘어나 세계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20개국 가운데 현재는 14번째로 위험한 국가이지만 4도 상승했을 때는 순위가 12번째로 올라간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 가운데 위험한 도시 21곳에는 서울(19위)도 포함됐다. 서울의 경우 현재는 한국 평균보다 낮은 인구의 2.9%가 만조선 아래 낮은 지역에 거주하지만 4도가 상승하면 17%까지 늘어나 한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파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을 2030년 해수면 상승 및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 예상 지역으로 분석 전망했다. 그린피스

 

앞서 지난해 8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및 이상 기후로 2030년 국토의 5% 이상이 침수되고, 300만명 이상이 직접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그린피스의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때 주요 피해지역은 경기도 고양, 화성, 안산, 인천 남동구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근영 기자

 

 

버킹엄 궁전 ‘지못미’…기후변화로 물에 잠긴 50개 도시 모습

 

아시아·태평양 지역 도서국가들은 영토 상실

중국 등 피해 크지만 석탄사용 늘이고 있어

 

방글라데시 다카의 현재 모습(왼쪽)과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3도 이상 상승할 경우에 해수면 상승으로 이 도시가 물에 잠긴 모습. 기후중심 제공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세계 주요 연안도시들은 어떻게 될까. 기후변화 연구단체가 물에 잠긴 도시들의 처참한 모습을 공개했다.

 

기후변화 연구 단체인 ‘기후중심’은 전세계의 50개 주요 연안 도시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지 않으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산업화 이전 시기에 비해 지구 평균온도가 3℃ 상승할 경우,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긴 모습을 보여주는 가상 사진을 발표했다. 이 사진들은 미국 프린스턴대, 독일 포츠담기후충격연구소와 함께 제작됐다.

 

현재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2℃ 상승한 상태이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이 1.5℃ 이하로 억제되지 않으면, 지구의 여러 지역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게 된다고 기후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현재 가장 낙관적인 예측은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방출이 억제돼 2050년께 0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지구 평균온도는 1.5℃라는 ‘마지노선’을 일단 넘은 뒤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보다 덜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방출이 2050년까지 계속 상승해 지구 평균온도가 2060년대나 2070년대에 3℃ 이상 올라가는 것이다. 이 경우 해수면은 정점에 오르기까지 수십년동안 상승한다.

 

영국의 버킹엄 궁전이 잠기는 예상사진

 

기후중심의 연구자들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영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된다. 태평양에 산재하는 작은 섬나라 국가들의 육지는 사실상 상실된다. 가장 피해가 큰 10개 지역 중 8개 지역이 아시아에 있다. 평균온도 섭씨 3℃가 오르면, 약 6억명의 인구가 침수 피해를 입는다.

 

중국·인도·베트만·인도네시아가 해수면 상승으로 장기적으로 피해를 입게 될 5대 국가에 속하는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 나라들은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석탄 사용을 더 늘이고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지난 9월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의 잔존 석유의 60%, 잔존 천연가스의 90%가 2050년까지 채굴되지 않아야만 지구 평균온도가 1.5℃ 이하로 억제될 수 있다.

 

기후중심은 온실가스 방출이 억제된다 해도, 약 3억8500만명이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지역에 살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온도 상승이 1.5℃로 억제되면 약 5억1천만명, 3℃이면, 8억명의 인구가 피해를 본다. 정의길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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