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3900억원 들여 소행성 궤도 변경 시도

● 경제 & 과학 2021. 11. 24. 03:1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공룡 멸종 원인 가설 중 하나인

소행성과 지구 충돌 막기 위한 시험

 

미국 항공우주국이 공개한 ‘이중 소행성 방향전환 실험’ 이미지. 우주선이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해 소행성의 궤도를 바꾼 뒤 이를 관찰하는 실험이다. 미국 항공우주국 누리집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는 실험에 착수한다.

 

미 항공우주국은 23일(미 태평양 표준시)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냉장고 1대 크기 우주선을 실은 스페이스엑스(X) 팰컨9 로켓을 발사한다. ‘이중 소행성 방향전환 실험’(DART)이라는 이름의 이 실험은 소형 우주선을 고의로 소행성과 충돌하게 해 소행성의 궤도를 일부 바꾸는 실험이다. <UPI> 통신 등 외신은 미 항공우주국이 소형 우주선을 700만 마일(약 1126만㎞) 비행시켜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와 내년 가을에 충돌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지구는 궤멸적 타격을 입는다. 지름 300m 이상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대륙 차원, 지름 1㎞ 이상은 세계 차원의 타격을 받는다. 실제 충돌이 발생할 확률이 그리 높진 않지만, 없는 것은 아니다. 6600만여년 전 공룡 멸종의 원인을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 중 하나가 ‘소행성 충돌설’이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05년 미 항공우주국에 지구 주위에 크기 140m 이상 소행성에 대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지구에 즉각적 위협이 되는 소행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1998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은 소행성과 지구 충돌을 소재로 한 영화다. 영화에서는 우주선을 탄 비행사들이 소행성에 핵폭탄을 설치해 폭파한다. 미 항공우주국은 이번 실험에서 그런 과격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무게 약 610㎏인 우주선을 축구장 크기 별인 디모르포스와 충돌시키는 정도다. 이 충돌로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수정되는 정도는 미세할 것이지만, 광대한 우주에선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지구와 소행성의 잠재적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는 지금 상태로도 지구에 위협이 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실험에는 3억3000만달러(3922억원)의 비용이 든다. 조기원 기자

잔해물, 다른 발사체와 충돌 우려…ISS있던 우주인들 '긴급 대피'

 

 국제우주정거장(ISS)

 

러시아가 우주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위성요격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과 영국은 위성요격 미사일 발사가 우주에 잔해물을 증가시켜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다른 발사체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제히 러시아를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15일 러시아가 우주 공간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위성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러시아가 자국 위성 중 하나를 겨냥해 신중하지 못한 요격 시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은 지난 4월에 이어 7개월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사일을 이용한 위성 파괴로 우주에 수많은 파편이 발생할 수 있다. 파편들은 우주 공간을 떠돌며 지구 궤도로 올려진 다른 발사체와 충돌하는 등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러시아의 이번 미사일을 이용한 위성 파괴로 1천500여 조각의 우주 파편이 발생했다고 프라이스 대변인은 덧붙였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만7천개 이상의 우주 파편을 추적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이 파편들은 지구 궤도 부근에 밀집해 있고, 파편들은 크기가 작아서 추적도 잘 안 되지만 유인 우주선이나 로봇의 우주 미션에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나사의 우려를 전했다.

 

              위성 요격 미사일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파편들이 우주 공간에서 시간당 1만5천700마일, 약 2만5천㎞의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작아도 우주선 등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러시아의 위성 요격으로 발생한 잔해물이 두 차례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접하면서 정거장에 체류하던 우주인들이 곧바로 ISS에 도킹해 있는 러시아와 미국 우주선으로 도피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과 영국은 일제히 러시아의 위성 요격을 규탄했다.

 

미 국무부는 "신중하지 못한 시험"이라며 "러시아의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 우주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위태롭게 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우주 무기화에 반대하는 러시아의 주장은 위선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위성요격 미사일 시험은 우주에서 규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러시아에 의한 파괴적인 위성 미사일 실험은 우주의 안보와 안전, 지속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 발사로 발생한 우주 파편은 위성과 우주선 궤도에 남아 앞으로 수년간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타스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연방 우주국이 16일 나사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알 8배속 파편 수만개…우주정거장 가까스로 빗겨가

러시아 위성요격 '우주쓰레기' 탓 대형재난 우려

파편 충돌 우려에 타고 온 우주선 대피사태까지

여전히 불안…우주 군사경쟁 탓 유사사태 반복될 수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작업하는 우주비행사=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비행사들이 로봇팔을 이용해 작업을 하고 있다.

 

"정상이 아닌, 하지만 협조가 잘 됐던 하루에 감사한다. 내일은 좀 더 진정되는 날이 되길 기대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무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마크 반데 하이는 15일 자정 존슨 우주센터와의 교신에서 힘든 하루를 이같이 정리했다.

 

ISS는 이날 러시아의 인공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으로 생긴 우주 쓰레기에 위협을 느껴 비행사들이 대피하는 이례적 사태를 겪었다.

 

러시아의 시험 시간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사일이 위성궤도를 돌던 자국 인공위성을 타격해 파괴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타격 지점에서 사방으로 쏟아져 나온 수만 개의 파편이다.

 

공기 저항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이런 파편은 총알보다 8배 정도나 빠른 초속 7㎞ 이상으로 움직였다.

 

그 때문에 우주정거장이나 인공위성은 1㎝짜리 쓰레기와 충돌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 빠르기나 방향에 따라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

 

미국 국무부는 궤도를 추적할 수 있는 크기의 파편만 1천500개이고 이보다 작은 파편은 수만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위험성이 심각한 만큼 국무부는 "신중하지 못한 요격 시험"이라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 시간 각국 우주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국, 러시아, 유럽 우주비행사 7명이 머무는 ISS는 공전 궤도가 파편 무더기의 이동 경로와 겹쳐 위험에 노출됐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주비행사들이 비상 안전 조치에 나서야 했다"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

 

파편 무더기가 ISS에 접근했을 당시 우주비행사들은 대부분 취침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급히 깨어난 우주비행사들은 '콜럼버스', '키보', '영구 다목적 모듈' 등 ISS에 방사상으로 연결된 모든 모듈의 해치(출입문)를 차단했다.

 

만일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 영역을 구분하는 통로는 닫지 않았다고 NASA는 전했다.

 

ISS는 현재 90분마다 파편 무더기를 통과하거나 맨눈으로 관측이 가능한 수준으로 근접하고 있다.

 

우주 비행사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수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ISS와 파편 무더기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15일 오전 2시 6분, 9시 50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분과 6분 동안 조우했다.

 

NASA는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된 두 번째와 세 번째 접근에서는 우주 비행사들을 다른 곳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비행사들은 소유스 M-19 우주선과 크루 드래건 인듀어런스호에 탑승해 위험 상황을 지켜봤다.

 

각자 타고 온 우주선에 탑승하는 것은 ISS에서 대피해야 할 비상 상황에 취하는 표준 절차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 우주비행사가 우주유영을 하고 있다.

 

NASA는 자국 우주비행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당분간 ISS를 위협할 우주쓰레기의 움직임을 계속 감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성명을 통해 미 동부 시간 오전 9시 30분을 기해 ISS의 상황이 정상화했다고 주장했다.

 

로스코스모스는 "ISS는 이제 안전지대에 있다"며 승무원들이 정상적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표준절차에 따라 승무원들이 우주선에 탑승하도록 했던 물체들의 궤도가 ISS의 궤도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NASA와 로스코스모스는 통상 ISS 주변 25㎞와 위아래 0.75㎞ 권역을 안전권으로 설정해 우주쓰레기 등 위험 요소의 접근을 예방해 왔다.

 

ISS가 위험권에서 벗어났다는 로스코스모스의 발표가 사실이라고 해도 위협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구궤도를 도는 파편들이 언제 다시 ISS와 인공위성에 접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ISS는 이달 10일에도 우주쓰레기와의 충돌 위험 때문에 '회피 기동'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ISS에 접근했던 우주쓰레기는 2007년 중국이 실시한 위성요격 실험으로 생겨난 3천여 개의 파편 중 일부였다.

 

이런 우주쓰레기는 세계 각국이 우주공간의 군사적 이용에 열을 올리는 상황을 고려할 때 더욱 숫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창설했고, 영국과 프랑스, 인도 등도 앞다퉈 우주군 창설에 나섰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는 올해만 두 차례 위성요격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0년에도 최소 세 차례에 걸쳐 위성요격 무기를 실험했고, 이 중 두 차례는 위성 요격 미사일, 다른 한 차례는 위성 탑재 무기가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도 2019년 위성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우주쓰레기 수백개를 만들어낸 적이 있다.

 

한편, 올해 4월부터 ISS에서 근무해 온 반데 하이는 임무 통제소와의 교신에서 우주쓰레기의 위협과 긴급대피가 "우주에서의 첫 근무일부터 승무원 간 유대를 증진하는 훌륭한 방법이었던 건 확실했다"고 말했다.

 

라자 샤리와 토머스 마시번, 케일라 배런 등 NASA 소속 우주비행사 3명과 유럽우주국(ESA) 소속인 마티아스 마우러는 지난 11일 ISS에 도착해 이날이 공식적인 첫 근무일이었다.

 

NASA, 위성 요격한 러시아에 "당신네 우주인도 위험" 분노

 

러시아가 예고없이 미사일로 우주에 있는 자국의 위성을 격추하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강하게 반발하며 경고했다.

 

NASA의 빌 넬슨 국장은 15일 성명을 내고서 "이날 러시아가 미사일로 자국의 위성을 요격하는 시험으로 파편이 생겨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우주인들이 비상 안전 조치를 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국제우주정거장(ISS)

 

넬슨 국장은 "러시아의 무책임한 행동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 이후 러시아가 미국인과 ISS에 있는 다른 나라 우주인, 심지어 자국의 우주인까지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행동은 무모하고 위험했다"라며 "중국의 우주정거장과 우주인까지도 위험하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는 미사일 요격 시험 등으로 인한 파편 발생을 막고 안전한 우주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날 우주에 있는 자국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는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확한 발사 시간과 격추 대상 위성 등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NASA는 러시아의 위성 요격 시험으로 발생한 파편의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위성 파편이 발생한 이후 ISS의 우주인들은 ISS를 구성하는 '콜럼버스', '키보', '영구 다목적 모듈' 등 여러 모듈로 연결되는 출입구를 모두 닫는 등 안전 조치에 들어갔다. 미국과 러시아 영역을 구분하는 통로만 열려 있을 뿐이다.

 

ISS는 지구를 공전하며 위성 파편이 모여 있는 구름대 인근을 1시간 30분마다 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색깔 달라 선별 포획…2천년 전 유적지 연어뼈 유전자 ‘수컷’ 입증

덩치 큰 수컷 중심 고기잡이, 어획량 늘리면서 번식 타격 없어

 

번식지에 온 수컷 연어는 혼인색과 변형된 몸매로 쉽게 암컷과 구분된다. 원주민은 크고 눈에 띄는 수컷만 잡음으로써 번식력을 해치지 않고 다량의 연어를 잡을 수 있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북미 원주민 사이에선 해마다 늦가을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 가운데 크고 눈에 띄는 것만 잡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전해 내려온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이 전통지혜 덕분에 원주민들은 겨우내 주식으로 먹을 만큼 연어를 잡아 저장하면서도 2000년 동안 연어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고 유지했다.

 

제시 모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생물학자 등 캐나다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수컷만 골라잡는 오랜 어법이 연어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널리 행해진 것 같다”며 “수컷 선별 포획에 관한 민속학적 기록이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미 북서해안 원주민들은 연어, 조개, 청어 등 이 지역에 풍부한 수산자원에 기대어 살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이 단순한 채취가 아니라 바다나 해안을 적극적으로 변형하면서 동·식물 자원의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지속해서 수확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번식지로 회귀한 수컷 연어를 사냥하는 불곰. 우리나라 동해안에 찾아오는 연어와 같은 종으로 연어 가운데 분포 영역이 가장 넓다.

 

캐나다 밴쿠버시 북쪽의 좁고 긴 버라드 내만 주변엔 2300년 전부터 다수의 원주민이 수산물에 의존해 살았다. 대규모 패총이 여러개 발견되기도 했다. 이들은 1500년 전부터 훈제하거나 말린 연어를 주식으로 겨울을 났는데 이때부터 연어 자원 보전을 위해 노력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자들은 “이 지역 원주민이 수컷 선별 어획을 해 왔음은 민속학적 증언에서 드러난다”고 밝혔다. 해마다 11월부터 연어(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연어와 같은 종)가 번식을 위해 찾아오면 원주민들은 개울을 가로지르는 나무로 만든 어살을 설치해 포획했다.

 

어살에 걸린 연어 가운데 암컷은 놓아주고 수컷은 그물, 양동이, 창, 몽둥이로 잡았고 밤에는 횃불을 밝혀 창으로 찔렀다. 이때 개울 바닥의 돌을 제거해 밝은 모래가 드러나도록 함으로써 수컷 연어를 쉽게 구분하기도 했다.

 

연어는 유라시아의 아무르 강에서 한국, 일본, 베링 해, 캐나다, 미국 등 세계에서 서식지가 가장 넓은 연어 종이다. 태평양에서 1∼3년 자라 번식을 위해 태어난 하천으로 회귀하는데 은빛이던 몸 빛깔은 짙은 올리브색으로 바뀌고 산란 직전에는 자줏빛 얼룩무늬와 함께 주둥이가 길게 구부러지고 이가 커지는 등 번식경쟁에 대비한다.

 

번식지에서 수컷(위)과 암컷은 색깔과 형태가 많이 다르다. 도리안 노엘 그림, 제시 모린 외 ‘사이언티픽 리포츠’ (2021) 제공

 

이때 암컷과 수컷은 맨눈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을 만큼 외모와 색깔이 달라진다. 수컷은 더 크고 무거울 뿐 아니라 주둥이와 이가 더 크고 등도 활처럼 굽어 얕은 물에서는 물 밖으로 등이 드러난다.

 

연구자들은 연어가 원주민의 겨울 양식으로 중요한 자원이었던 이유로 겨울 직전 대량으로 하천을 거슬러 오르고 지방이 적어 훈제와 건조가 쉬운 점을 들었다. 연구자들은 “덩치가 큰 수컷 중심으로 잡기 때문에 어획량은 늘어나지만 그렇다고 번식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자연 상태에서 연어는 암컷과 수컷의 비율이 같지만 실제로 수컷 한 마리가 다수의 암컷 알을 수정시킨다. 연구자들은 “자연적으로 수컷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수컷 선별 어획은 최대 지속가능 어획량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산란장의 연어 수컷. 구부러진 턱과 이가 두드러진다. 미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 제공

 

그렇다면 원주민이 실제로 수컷만 포획했는지 어떻게 알까. 연구자들은 원주민 유적지에서 발굴한 연어 뼈에서 고유전자를 추출해 분석해 암·수를 가린 결과 2300∼1000년 전과 1710∼1070년 전 유적지 두 곳의 연어가 대부분 수컷인 사실을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토머스 로일 사이먼 프레이저 대 박사후연구원은 “2000년 동안 수컷 선별 어획은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현재 이 지역 연어 자원이 붕괴하고 있음을 들어 “수천 년 동안 검증을 거친 수컷 선별 어획 같은 토착 자원관리 전략이 현재 연어 어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홍섭 기자

연료 아닌 회전 운동 에너지 이용해 우주로

고고도 시험비행 성공…2024년 상용화 목표

 

   뉴멕시코주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 설치한 준궤도 가속기. 스핀론치 제공

 

로켓을 수직으로 쏘아 올리는 대신, 빙빙 돌린 뒤 날려 보내는 방식으로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연료 대신 운동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현실화할 경우 친환경·저비용 로켓 개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발한 도전의 주인공은 2014년 설립된 미국 캘리포니아의 신생기업 스핀론치(SpinLaunch)다. 이 회사는 최근 뉴멕시코주의 우주공항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첫 고고도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곳은 지난 7월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버진갤럭틱이 처음으로 준궤도 유인 비행을 한 곳이다.

 

새로운 로켓 발사 방식의 핵심은 원심분리기 방식의 가속기다. 원심분리기 안에서 시속 수천㎞ 속도로 로켓을 회전시킨 뒤, 그 원심력으로 로켓을 고고도로 날려보낸다. 올림픽 해머 던지기 종목 선수들이 둥그런 원 안에서 줄에 매단 해머를 빙빙 돌리다 멀리 던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스핀론치의 10월22일 첫 시험비행 장면. 원 안의 작은 물체가 시험발사체다. 스핀론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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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층권에서 로켓 엔진 점화

 

물론 원심분리기만으론 대기권을 탈출해 지구 궤도까지 오르기는 어렵다. 원심분리기로 일단 고도 20만피트(60㎞) 부근 성층권에 로켓을 보낸 뒤, 이곳에서 로켓 엔진을 점화해 위성을 궤도에 배치한다. 성층권은 공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연료를 적게 쓰고도 2만8100㎞의 궤도비행 속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

 

스핀론치가 시험비행을 위해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 구축한 준궤도 가속기는 지름이 궤도 가속기의 3분의1인 33미터에, 발사관을 포함한 전체 높이가 50미터에 이른다.

 

이 가속기에 쓰인 원심분리기는 케블라섬유와 탄소섬유 소재의 장축과 이를 돌려주는 전기모터로 구성돼 있다. 먼저 원심분리기 안의 축에 로켓을 매달아 반진공 상태에서 회전시킨다. 이어 회전 속도를 높인 뒤, 최고 속도에 이르면 로켓이 발사관을 통해 밖으로 튕겨 나간다. 발사 각도는 35도 경사각이다. 반진공 상태를 만들기 위해 공기를 내보내는 데 1시간, 발사 회전 속도까지 다다르는 데 90분이 걸린다. 발사 속도는 시속 8000㎞. 이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하루 5번까지 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핀론치의 준궤도 가속기 발사 방식에 사용되는 로켓은 길이가 3미터에 불과하다.

 

회사 설립자이자 대표인 조너선 야니(Jonathan Yaney)는 “첫 시험비행에선 가속기 전체 출력의 약 20%를 사용해 수만피트 고도(1만피트=3000m)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비행에선 로켓에 엔진을 탑재하지 않았지만 이후 준궤도 시험비행에선 로켓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사용한 로켓은 회수해 재사용한다. 야니 대표는 “이번 첫 시험비행 로켓도 회수했다”고 말했다. 스핀론치는 앞으로 6~8개월 동안 약 30번의 준궤도 시험비행을 할 계획이다.

 

 

로켓을 날려 보내는 각도는 35~40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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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는 4분의 1, 발사 비용은 10분의 1

 

야니가 가속기 방식의 로켓 발사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은 연료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 로켓의 크기와 복잡성,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로켓 크기와 무게의 대부분은 연료가 차지한다. 지난달 발사한 누리호 중량의 90%가 연료였다. 따라서 연료를 덜 쓸수록 로켓 크기도 작아진다. 이번에 시험비행한 로켓의 길이는 3미터에 불과하다.

 

스핀론치는 “우리의 궤도 발사 시스템은 전기모터를 사용함으로써 연료는 4분의 1, 비용은 10분의 1로 줄이고 하루에도 여러번 발사할 수 있다”며 “이는 우주에 도달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라고 밝혔다.

 

스핀론치는 현재 2024년 말 첫 궤도위성 발사를 목표로 궤도 가속기를 만들고 있다. 궤도 가속기의 목표는 최대 200㎏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야니 대표는 “궤도 발사 시스템은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가 아니라 해안 지대에 구축할 것이며 현재 부지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스핀론치는 신속 위성 발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미 국방부와 지난 2019년 궤도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회전축에 매달려 있는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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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적으론 가능하나 현실은 달라” 냉소도

 

그러나 스핀론치의 계획에 대해선 냉소적인 반응도 여럿 있다. 이들은 이론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공학자들은 로켓과 위성이 원심분리기 안에서 중력보다 1만배 강한 압력을 견뎌낼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댄 어윈 교수(우주항공공학)는 기술 전문 미디어 ‘와이어드’에 “어떤 로켓도, 로켓의 어떤 전자기기도 이를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로켓이 우주로 날아갈 때 받는 힘은 중력의 5~7배이다. 이 회사의 전직 직원은 익명을 전제로 시제품은 상대적으로 조립하기가 복잡하지 않았지만, 덩치를 키우는 건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이 매체에 말했다. 어떤 이들은 진공상태의 원심분리기에서 공기 밀도가 높은 대기로 나오면 콘크리트벽에 부딪치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야니는 ‘와이어드’에 배터리, 지피에스 모듈, 망원경 렌즈, 아이폰 등을 테스트한 결과 모두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물리 법칙만이 장애물은 아니다. 장소도 문제다. 주변에 피해를 입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2018년엔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시설 구축 허가를 타진했다. 주정부는 처음엔 긍정적이었으나 환경파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에 입장을 바꿨다. 스핀론치는 결국 하와이를 포기했다.

 

레트 알렌(Rhett Allain) 사우스이스턴 루이지애나대 교수(물리학)는 ‘와이어드’ 기고문에서 “공학적 관점에선 가능해 보이지만 당신의 뒤뜰을 비롯해 어떤 장소에도 구축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도 400㎞에서 궤도 비행을 하려면 속도뿐 아니라 공기 저항 등 궤도 운동에 필요한 여러가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핀론치의 로켓 내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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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 육군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 얻어

 

창업자 야니는 원래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들려 했다. 하지만 투자금을 확보할 수 없었다. 다른 사업을 궁리하던 중 1960년대의 군사 프로젝트 하프(HARP)에 꽂혔다. 하프는 미 육군이 거대한 총을 이용해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리는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하프는 로켓 없이도 우주로 갈 수 있음을 증명했다. 길이 36미터, 무게 200톤의 하프총으로 84㎏ 화물을 탑재한 발사체를 최고 181㎞ 고도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를 보고 자신감을 얻은 야니는 몇몇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2016년 개념증명 시스템을 만들었다. 당시 처음으로 완성한 원심분리기는 지름 40피트(12미터)였다.

 

스핀론치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이번 고고도 시험비행 성공으로 중요한 첫 걸음은 뗀 셈이다. 스핀론치는 지금까지 구글,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1억1천만달러(약 130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