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국방부로 옮기면 국방부·합참·방위사업청 연쇄 이동
“엄중한 시기에 예정에 없던 이전 불필요한 혼란 초래” 우려 나와
오른쪽 붉은색 원 안이 국방부 본부와 부속건물들이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쪽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이 사진은 2016년 10월에 촬영됐다.
‘탈권위주의’를 외치며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새 집무실로 점찍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경호 등의 이유로 용산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이 몰려 있는 ‘안보 1번지’ 분위기도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전 후보지로 꼽히는 국방부·합동참모본부·방위사업청 해당 부서에서는 사무실 이전 일정과 장소가 공지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이곳에서 일하는 복수의 공무원들과 군 관계자들은 “3월 말까지 국방부가 본관 건물을 비우고 4월에 건물 리모델링을 거쳐 5월초에 윤 당선자가 입주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 분야의 한 공무원은 “다음주까지 현재 사무실 짐을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 준비를 하라고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 본관으로 오면, 국방부와 합참, 방위사업청 사무실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해야 한다. 지난 2003년 건립된 국방부 본관에 있는 장·차관실과 각 국·실 사무실은 합참과 국방부 별관(국방부 옛청사)로 사무실을 옮기고, 국방부 별관을 사용 중인 부서는 서울 용산 후암동 옛 방위사업청 건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기존 청와대로 들어갈 가능성은 제로”라며 ‘단 하루도 현 청와대에서 일할 생각이 없다’는 윤 후보자의 뜻을 거듭 확인했다. 만약 오는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까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마무리 지으려면 4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군 외부에서는 상명하복에 익숙한 군 조직이 사무실 이전을 지시하면 따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 군 내부 분위기는 혼란스럽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연속 발사로 군사 대비태세를 가다듬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예정에 없던 사무실 연쇄 이전으로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선거기간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던 당선자가 안보1번지를 취임전부터 홀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 출신 인사도 “윤 당선자가 외교안보 분야의 구상을 가다듬어 정책을 구체화할 시기에 에너지, 시간, 관심을 다소 엉뚱한 곳에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철 기자
새 대통령 집무실 논의 진통…국방 · 외교부 청사 경합
청와대 이전 TF 구성 완료…이번 주 내 윤 보고 전망
국방부로 기울었다 인수위 내 이견…장단점 놓고 갑론을박
새 대통령 집무실 위치와 관련, 국방부 청사와 외교부 청사를 놓고 인수위 내부에서 경합이 벌어진 분위기다.
한때 국방부 청사의 장점이 부각되며 '광화문 시대' 대신 '용산 시대'로 기우는 듯했으나, 외교부 청사의 명분을 내세우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종 결정이 유보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 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가 오늘 팀원 구성을 완료할 것"이라며 "이번 주 안에 외교부로 갈지 국방부로 갈지 잠정 결정해 윤 당선인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F는 윤 당선인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여전히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비교하면 주변에 고층 건물이나 지하 주차장, 집회·시위가 가능한 광장이 없어 경호·보안상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내세운다.
아울러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조만간 대규모 공원으로 탈바꿈할 경우 미국 백악관처럼 집무실 바로 앞까지 일반 국민이 다가설 수 있도록 공간을 재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의 지하 벙커뿐 아니라 헬기장, 영빈관 등을 전부 기존 국방부 청사 영내로 옮길 수 있어 청와대 부지를 100%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영빈관으로는 국방컨벤션센터, 전쟁기념관이나 국립중앙박물관 내 시설 등이 거론된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용산공원이 완성되면 대통령 집무실과 국민 휴식공간이 맞닿게 될 것"이라며 "최소 40∼50년을 내다보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인수위 내부에서는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해 정부서울청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애초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에서 나오겠다는 취지인데, 제2의 구중궁궐이나 마찬가지인 국방부 청사로 다시 들어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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