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코로나 기원 추가조사, 90일내 재보고 지시

● WORLD 2021. 5. 28. 12:0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우한연구소 유출설’ 놓고 정보당국 뚜렷한 결론 못내려

중국에 진실 규명 협조 압박…중 “미국 실험실부터 하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중국 실험실 유출설’을 다시 꺼내들자, 중국이 “미국 쪽 실험실부터 조사하라”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가설이 사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힌 뒤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미-중이 ‘코로나19의 기원’을 놓고 다시 첨예하게 맞붙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성명을 내어 “정보당국에 분명한 결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력을 배가해 90일 안에 다시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코로나19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전인 2019년 11월 우한연구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와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보도해 논란에 기름을 부은 뒤, 바이든 대통령까지 직접 가세한 상황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정보당국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에서 온 것인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기원에 대한 가장 최신 분석을 하도록 임무를 맡겨 그 결과를 이달 초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 정보당국은 두가지 시나리오로 모아졌지만 분명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당국의 현재 입장에 대해 “정보당국 중 두곳은 전자의 시나리오(동물 유래설)에, 한곳은 후자(실험실 유래설)에 각각 낮거나 보통 수준의 확신을 갖고 기울어 있다”며 “정보당국의 대다수는 이 가운데 어느 하나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충분한 정보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진실 규명에 협조할 것을 압박했다. 그는 정보당국 추가 조사에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포함시킬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완전하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국제 조사에 참여하고, 모든 관련 자료와 증거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세계의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글로벌 타임스>는 27일 “올해 초 우한을 방문했던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은 중국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결론을 이미 내렸다”며 “미국은 동맹과 합세해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를 ‘독립적이지도, 투명하지도 않다’는 딱지를 붙인 뒤 악의적인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신문은 “세계보건총회(WHA) 개막(5월24일~6월1일) 직전에 미 언론이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근거로 코로나19 실험실 유출설에 불을 지핀 것이 우연의 일치인지 알 수 없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험실 유출설을 ‘음모론’이라고 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까지 나서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은 “세계보건기구의 2단계 조사는 필요하지만, 중국 우한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미국 포트 디트릭 연구소에선 2019년 이후 눈길을 끌 만한 정황이 포착됐으며, 미국이 아시아 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물학 연구소 역시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긴급히 조사 대상에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메릴랜드주 프레더릭에 자리한 포트 디트릭은 미 육군에 딸린 고위험군 바이러스 연구소로 2019년 7월 ‘안전상의 이유’로 잠정 폐쇄된 바 있다. 이 연구소는 같은 해 11월 부분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해 3월 말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다. 중국 쪽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연구소 유출설’이 불거질 때마다 이 연구소 문제를 거론해왔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미국인들은, 입으로는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론 정치적 조작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른바 ‘실험실 유출설’을 비롯한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행태는 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의 과학 정신과 연구 결과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세계적인 방역 노력과 연대를 모독하고 유린하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정인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