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질서 물론 캐나다도 정치-경제, 정책방향 등 영향예상

< 5개 분야 전망 >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국제정치 질서는 물론 캐나다의 정치-경제와 정책방향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분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한 나라였다.
바이든은 미국을 가능한 한 빨리 협정에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했고, 또한 새로운 환경 정책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들 정책은 캐나다 청정에너지 기술 시장에 좋은 영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오일샌드를 운반하는
알버타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건설에 차질이 우려되는 등 바이든의 환경우선 정책이 긍정적 영향만 주리라는 보장도 없다.
지난 4년 동안 캐나다는 미국 기업들의 환경 규제와 세금이 캐나다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환경 정책을 늦추거나 수정했었다.


이민정책
트럼프는 미국 이민 정책에 광범위한 변화를 주었고 이는 캐나다 이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가운데 안전 제3국 협정 (Safe Third Country Agreement)의 허점으로 캐나다에 불규칙적으로 입국한 망명 신청자들이 급증했다. 캐나다는 이 협정을 재협상하려고 노력해왔고, 바이든이 이에 협조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트럼프는 특정 국가 출신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거부했었고 이 때문에 캐나다는 숙련된 노동자(Skilled worker)와 같은 고급인력의 비자 취득률이 급증한 바 있다. 바이든은 이러한 입국 장벽을 완화할 것으로 보여 캐나다에서는 “brain drain" 즉 두뇌 유출이 일어나는 부정적 영향도 일어날 수 있다.


무역관계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캐나다-미국 무역관계에 난기류가 두드러졌었다.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트럼프가 2018년 캐나다에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끈질긴 위협을 종식 시키는 등 우호적 무역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은 캐나다 기업들이 주와 시 차원의 미국 인프라 프로젝트에 입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보호주의 정책을 옹호하고 있다. 바이든 진영에는 보호주의 무역 접근법을 고수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남아 있어 우려도 없지 않다.


외교정책
미국 대선투표를 앞두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유럽연합에서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옹호하는 고위 정치 지도자들을 만난 바 있다. 이들은 트럼프의 민족주의 성향에 맞섰었다.
바이든의 경우 전통적 서방 지도자들의 정책노선에 회귀, 트럼프가 탈퇴하거나 이탈을 예고한 기구들, 즉 세계보건기구(WHO)나 나토(NATO) 같은 국제기구에 복귀해 우방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동맹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심지어 군사동맹에서 미국을 빼려고 한 걸로 여겨져 유럽 각국으로부터 미국의 미래에 심각한 의문을 낳게 했었다. 바이든은 동맹중시를 강조해온 만큼 나토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회복하고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임에 틀림없다.


정치분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하기 몇 달 전 캐나다 하원에서 한 연설은 트뤼도에게 진보정치에 힘써달라는 의미로 널리 해석됐었다.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또한 그 해 말 오타와에서 가진 연설에서 전 세계가 트뤼도에게 국제 자유주의를 실행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민주당 지도자들의 캐나다 연설은 당시 진보의 젊은 아이콘이던 트뤼도에게 든든한 원군이었다. 하지만 몇몇 스캔들로 그 사이 이미지가 다소 퇴색한 트뤼도에게 바이든이 돌아오면 그의 그늘에 트뤼도의 세계적인 스타이미지가 희미해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캐나다에서 트뤼도의 적들이 숨쉴 공간이 더 많아 질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패배는 캐나다에서는 오히려 최근 몇 년간 보수당에 대해 동질적인 정치적 공격과 부정적 이미지를 주었던 환경이 변화되고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당에 대한 시각은 캐나다 정치에도 트럼프식 접근을 강요하려는 것 아니냐는 데서 연유했다. 따라서 보수진영에게는 트럼프의 그늘이 없는 캐나다식 보수주의를 홍보할 정치적 공간을 넓혀 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