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패 상관 없이 추진하겠다던 약속 지켜야”

‘더민초’ 공직선거법 개정안 조속한 처리 등 주장

 정의당도 “정치개혁 논의, 민주당의 의지가 중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다당제 정치개혁안과 대장동 특검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이를 추진하겠다고 장담한 만큼,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는 1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위성정당 금지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치개혁 공약을 이행하라고 당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책 마련을 위한 당의 역할도 주문했다. 이 후보가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에 걸맞은 지원책을 당이 주도해서 내놔야 한다는 뜻이다. 또 ‘대장동 특검’의 조속한 실시도 요구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양쪽 요구를 다 반영하는, 소위 ‘쌍특검’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록 대선에는 패배했지만, 172석 의석을 가진 원내 최대 정당인 민주당이 대선 기간 약속했던 것들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통해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다. 더민초는 17일 열리는 비상대책위원회-초선의원 간담회와 21일로 예정된 초선 전체 워크숍을 통해 대선 패배 요인과 당 쇄신안 등을 별도로 논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당 안팎으로 퇴진론이 일고 있는 윤호중 비대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 의원은 “현재(비대위)를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에 대한 여러 이견이 있다”며 “그런 것을 포함해서 성역 없이 충분히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다당제 정치개혁안과 관련해 민주당이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거듭 압박에 나섰다. 이은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대선이 끝난 지금, 책임 있는 정치개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구체적인 안을 두고 결론을 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의 의지가 중요하다. 대선 중에 발표된 정치개혁 과제가 단지 선거용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성폭력 피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예람 공군중사 관련 특검 도입도 촉구했다. 앞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대선 과정에서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던 민주당도 고 이 중사님 특검법 발의에 나서며 사실상 원내 정당들의 합의가 끝났다”며 “3월 임시국회에서 특검법을 조속히 처리해 투명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들을 엄벌해 고인의 뒤늦은 장례가 치러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 수석부대표와 류호정 의원 등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서면 보도자료로 이를 대신했다. 심우삼 기자

 

'대선 패배' 민주당에 오히려 입당 러시…나흘만에 10만명 신청

 3만8천여명 입당완료…'석패'에 '지못미' 차원 신청 늘어난 듯

 당내 역학구도 영향 주목…8월 전대 앞두고 "권리당원 자격완화" 주장도

 

 

3·9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의 신규 당원이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0.73% 포인트차로 이재명 후보(전 경기지사)가 석패하면서 이른바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의미)' 성격의 당원 가입이 늘어난 것으로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내 역학 구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20대 대선 직후인 10일부터 13일 오후 4시까지 민주당 입당을 신청해 승인받은 이들은 총 3만8천851명이다.

 

각 시·도당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6만명 가량이다.

 

대선 직후 나흘 동안 약 10만명이 가입 신청을 한 것인데, 민주당 내 권리당원이 80만명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입당 러시'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식적으로 성 및 연령에 따른 신규 당원 분류는 하지 않았으나 20대 여성의 가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반감 등의 영향으로 '이대녀'가 대선에서 이 전 지사에 몰표를 던진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에 비대위 절반이 여성·청년으로 채워진 것에 더해 이번 신규당원 유입이 젠더 및 청년 이슈에 대한 민주당의 관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8월 전당대회에서의 영향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비대위를 그때까지 운영하고 8월에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문제는 현재의 당헌·당규 규정이다. 현재는 전당대회 이전에 당비를 6개월 이상 낸 당원(권리당원)만 전당대회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지금 가입한 당원들은 물리적으로 이 조건을 충족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기준 완화 요구도 나온다.

 

이수진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민주당에 입당이 쇄도하고 있다. 대선 이후 이재명 후보를 지키고 민주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이라면서 "이 뜻을 받들기 위해 최근 입당한 분들도 권리당원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당비 납부 기준을 현행 6회에서 3회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